🎤 대전한사랑교회 한성모 목사님 간증

 [글을 시작하면서]

2023년 웨일즈 기도선교 때 “부흥의 마중불” 팀에서 같이 기도하신 귀한 목사님의 인생 이야기를 목사님의 허락을 받고 여기 공유합니다.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

무속과 주술, 인본주의를 넘어 ‘십자가 복음’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한성모 목사 (대전한사랑교회 담임)

목사로의 부르심

저는 강원도 춘천 서면 시골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6.25때 부모님과 사별하시고 정말 가난하게 사셨습니다. 예수 믿으면 온가족이 밥 안굶고 산다는 말에 예수믿기로 결심하여 신앙생활 시작하신 분이셨습니다. 3대 박수무당의 손주로 태어나 제대로 밥 한끼 차려먹기 어려운 시기에 통영분이신 어머니와 결혼하셨고, 저는 이 가정에 둘째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가장 어렵고 가난한 시절, 어머니가 4개월이 지난 후에야 태중에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7개월째 유산기가 있어 걱정했었는데 8개월이 지난 후 예정보다 일찍 팔삭동이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뼈만 남은 채로 태어나 오래 살기 어렵겠다 생각했더랬습니다. 젖을 먹기 시작하면서 살이 많이쪄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2-3살 쯤 결핵합병증이 찾아와 매일 골골 코도 흘리고 기침가래가 끓어 숨도 못쉬는 상태가 되면 어머니가 등에 업고 버스타고 한시간 남짓 병원을 가야만 했습니다. 가는 버스 안에서 내내 눈물밖에 안나왔다고 하신 어머니, 어느 날 병이 심해져서 3개월간 입원을 해야한다는 통보를 받고 이제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구나 생각했던 절박한 상황에서 교회 부흥회 기간 온 성도들이 저를 위해 기도해주셨고 9일만에 퇴원하였습니다. 그 때 부모님께서 “생명만 살려주신다면 주님께 바치겠습니다.” 서원하시면서 기도하셨는데 그 때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저는 목사가 되는게 꿈이었습니다. 자라면서 이 꿈과 비전은 한번도 바뀌지 않았고, 집회와 수련회 모든 자리에서 강사님들의 부르심과 사명자로의 초대는 언제나 저를 위한 부르심의 자리였습니다. 

 교회 안에서 신앙과 사명의 길을 배워가다

 8살 때 아버지가 서울의 남산 밑 어느 한 감리교회 관리집사로 들어가면서 저의 본격적인 교회와 신앙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교회 안에 살았기에 교회에서 하는 모든 행사와 모임에 필수적으로 참석해야 했습니다. 80년대 한국교회 부흥기에 10대 시절을 보냈고, 고3 때까지 교회 안에 살았기 때문에 주일오전오후예배,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수련회와 부흥회참석까지 교회에서하는 대부분의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중 2때 부흥회에서 방언도 받았고, 고2 수련회에서 제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3) 말씀도 생생하게 듣는 은혜도 받았습니다. 사명의 길을 가고자 하는 저에게 그것을 막을 만한 장애물은 거의 없었습니다.

감리교와 감리교신학대학교 – 자유주의 신학의 물결 속으로

 제가 다니던 교회가 감리교였기에 감리교계통의 신학대학 중 가장 가까운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신학교에 가기 전 아주 가까이에서 87년의 민주화운동을 직접 목격했던 세대였습니다. 대학생들이 전경들에게 쫓기면서 우리교회로 도망해 들어오기도 하였고, 그런 대학생들을 아버지가 숨겨주기도 하였습니다. 중학교를 다니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회근처 남대문 시장 앞길부터 서울역까지 대학생들과 시민들로 가득차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입학할 때 사회는 그런 분위기였고, 감리교신학대학교에 들어와 보니 총학생회와 신학과 기독교육학과 종교철학과 학생회가 하나같이 민주화 구호를 외치고 있었고, 몇 안되는 비주류 기도자들의 모임이 점심시간 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뜨거운 신앙의 열정으로 삶을 결단하고 오게된 신학교에서는 작은 동아리, 학회, 소그룹마다 기도보다 사색을, 말씀보다 진보 철학을 공부하는 일이 보편적이었던 분위기였고, 술과 담배는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당연히 겪어야만하는 통과의례였고, 대부분 그 분위기에 휩쓸려갔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감리교 신학대학교에선 변선환이라는 교수가 독일에서 신학을 배워와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기조로 삼는 조직신학을 학생들에게 가르쳤습니다. 그의 제자 중 홍정수 교수는 포스트모더니즘 신학을 주창하면서 진보적 분위기의 사회적 이슈에 맞춰 역사적 예수연구를 지지하는 내용의 책(베짜는 하나님)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이 두 분은 교단으로부터 출교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저는 무기력하게 출교당하게 된 두분 교수님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쫓겨나셨지?” 그래서 저는 종교다원주의 신학, 포스트모던 신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두 분의 책을 정독했고, 세미나에 참석하기 시작했는데, 성공회 성당에서 진행하는 종교간의 대화행사에도 참석하여 뭘하자는 건지?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기울였고 학부 1학년이었는데도 대학원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계속 그 주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풍물패에도 들어가 전통문화공부, 사물놀이에 곁들인 주체사상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구세대적 신앙을 넘어선 개혁적 신학도로서의 길이라 위로하면서 교회를 비웃었고, 행동하지않는 기도자들을 째려보기도 하였습니다. 독일에서 공부하고 온 학과 교수님의 독일식 자유주의 대안교육 운동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동에 있는 한국불교환경원에 가서 거기에 몸담고 계신분들과 대안교육을 주제로 여러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호기심에 발을 담그게 되니 저도 모르는 사이 더 깊이 더 깊이 자유주의 신학과 진보신학 이슈로 제 삶의 방향이 설정되게 되었습니다.

자칭 깨어있는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다

신학교에서 신학과 삶을 그렇게 배우니 자연스럽게 목회 또한 하나의 운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환경운동, 인권운동, 여성운동, 마을운동, 대안교육운동 등등 시대를 품고 씨름하는 목회자라면 당연히 이런 일들을 해야 마땅하다 여겼습니다. 교회에서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는 것보다 시골 농촌에서 유기농농사를 지으면서 환경지킴이로서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깨어있는 목회자였고, 농촌오지마을에서 마을 주민들과 품앗이하며 막걸리 한잔 할 줄 아는 목회자가 인격적인 목회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종교인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목사라야 품격있고 인격적인 종교지도자로서 인정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리교단 차원에서 지원하는 “정주목회훈련”이라는 과정은 신학교에서 열심히 운동하다가 농촌목회의 길로 간 선배들의 면면을 따라 목회가 운동이라는 원리의 딥러닝을 통해 목회를 배우고 훈련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불교의 사찰 길상사, 왜관수도회, 알려지지 않는 개인 피정수도원 등을 찾아다니며 참선과 명상을 체험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주술가들의 구전비기 “에니어그램 영성훈련”도 가톨릭 황지연 신부님을 통해 배우게 되고, 이분과 “가야산 마음수련방법인 강화도 침묵피정훈련”, 아프리카 주술가의 치료술을 융심리학에 적용시킨 귀신놀음 “가족세우기”에도 참여하여 자칭 목회에 필요한 영성훈련에 참여하기도했습니다. 내가 뭘하고 있는건지 깨닫지 못하고 점점 종교다원주의와 포스트모던(다중심, 다문화)의 실체를 몸으로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무속과 주술이 섞인 마음 수련을 영성훈련이라 하여 자기만족을 추구하며 우쭐대는 교만함으로 가득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곳엔 목회도 목회자도 없었다. 신념과 고집만 있을 뿐, 

사랑과 인격, 해방과 자유라는 표어를 내걸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런 방식의 훈련은 그동안 기독교가 해오지 않았던 방식이며 이런 훈련을 하면서도 내내 겉으로 보기에는 뭔가 있어보이는 듯 했습니다. 있는 소리를 지르며 “주여” 삼창하는 구송기도와 복을 달라고 애원하는 기도의 모습은 천박해보였습니다. 이런 기존의 목회자 훈련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다양한 훈련이 당장은 편안했고, 신선했으며, 단 기간동안 모든 문제가 훌훌 풀린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 착각이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 사람들을 만나고 제법 다양한 수련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것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이런 방식을 통해서 정말로 전인격적인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구원이 필요한 자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기쁨을 보장하는지? 확실히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이것은 전적으로 사람의 노력과 행위,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가치의 허상위에 집을 짓는 일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추구하지만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 안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순복하는 관계를 맺어가는 경험은 없었습니다. 인격을 배제한 범신론적 관점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막연한 관념만 갖고 있을 뿐, 세밀하고도 깊은 살아있는 관계를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깊이 관계한다는 사실을 막연하게 인식하는 이런 차원의 훈련방식은 모든 것이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와 같았습니다. 변하지 않는 점점 고립화되어가는 저 자신만 보였습니다.

자유, 사랑, 인권, 환경이라는 가치를 내걸은 선배목회자들에게서 보여진 실생활의 모습도 계속 “이길을 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 의문을 갖게 했습니다. 자신에겐 관대하고 아내와 가족에 무심할 뿐 아니라 비하하는 변하지 않는 태도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저도 그런면을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습니다. 내 안의 분노와 선민의식이 끊어지지 않았기에 동료 목회자들과의 지속적인 관계가 어려웠고 사람을 판단하게 되면서 혼자만 정의로운 척 위선을 떨기도했습니다.

바른 길이라고,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반드시 옳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젊은 날의 결기가 점점 모래위에 집은 지은 성같이 허물어져버리는 느낌이었지만, 그 가치를 기반으로 맺어왔던 관계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그 관계가 주는 안락함과 유익, 그리고 허세라는 울타리 안의 만족감만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터닝포인트 – 망해서 돌아온 중국선교

농촌목회를 시작한지 4년, 목사안수는 받았는데 목회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방향을 정하고 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몰랐고, 막연히 이렇게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했던 저로서는 이혼이라는 아내의 으름장앞에 나름의 정당성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서울 대형교회의 부목회자로 취직을 선택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부르셨는지? 왜 내가 여기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대답이 없는 상태에서 취직 하듯이 교회를 옮긴 것이 오히려 저를 더 헷갈리는 상황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사역을 한 것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 전전긍긍하며 억지로 버티고 있던 그 때, 제가 아는 선배 선교사 한 분이 중국에서의 청년사역을 위해 저를 콜링하였습니다. 건건이 부딪히며 답답했던 현장을 떠날 수 있다는 그 이유만으로 흔쾌히 콜링을 수락하고 중국으로 사역지를 옮겼습니다. 온 가족이 부푼 꿈을 안고 중국으로 달려간 첫날, 예상과는 전혀 다른 장소에서 짐을 풀며 “너희도 고생 좀 해야된다”고 처음 약속과는 전혀 다른 환경속에 우리를 집어넣더니 여러 사건 속 배후로 우리를 지목하고, 우리를 교회분열의 원흉으로 지목하여 내쫓아버린 일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감리회 본부에다가도 이 못되먹은 후배 때문에 교회가 완전히 갈라지게 되었다고 보고한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아내와 함께 울었던지!~

한국에 돌아온 후 생각만 하면 숨도 안쉬어지며 눈물만 났던 그 때, 어머니의 소개로 인천의 장로교회 방문하게 됩니다. 나를 목회자로 부르신 그분이 나를 정말 부르신 것이 맞는지? 결판을 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을 해결하지 않고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인생에 제일 치욕적이고, 억울한 일이라 생각되었던 중국선교가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고,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복음과 성령사역 : “인생을 향한 사명의 닫혀진 문이 활짝 열리다”

어머니의 권유로 우연히 방문하게 된 인천의 작은 교회에서 “십자가의 복음”을 듣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미 알았던 성경 속의 내용이었지만, 성경속에 쓰여진 글씨가 아니라 진리의 실체로 제게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영혼을 감싸는 깊은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니 그동안 갖고 있던 목회 신념이 얼마나 모래위에 지은 헛된 것이었는지를 완전하게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곳의 기도사역자들을 통해 듣게 된 하나님의 음성을 통해 제가 어느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사람인지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태초부더 저를 사명자로 부르셨고 그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으며 여전히 깊이 사랑하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저는 그 동안 제가 제 삶에 심고 맺어온 모든 죄의 뿌리와 열매들, 죄된 삶의 모든 방식들을 다 회개하며 주님 뜻대로 살기로,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만 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비난과 비판으로 일삼던 저의 모든 죄를 회개하게 되니 제가 얼마나 자기고집 속에 속아 살아오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비판하고 정죄했던 목사님과 교회를 향한 시선들이 확 뒤집어져서 죄인 중에 괴수인 저 자신의 모습을 회개하였습니다. 생각하면 눈물만 나던 중국에서의 사건들과 선배 목사님을 축복하며 중보하게 되었고, 그 때의 시간들이 내 인생에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하며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친구관계에 있는 동기들과 학교 선후배관계에 있는 관계들을 다 끊고, 하나님이 새롭게 만나게 하시는 관계를 귀하게 여기며 살아가기로 작정하였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찾아오는 시험에 쉽게 넘어지고 쓰러지지만 그럼에도 내 안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인 예수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의 날에 이르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 삶 속에서 일하실 줄로 믿습니다.(빌 1:6) 이 소망이야말로 제가 부족해도 그 분이 내안에서 나를 다스리실 것을 믿고 나아갈 수 있는, 전과 다르게 제가 계속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근거입니다. 

오직 주께 영광!~ Praise the L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