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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서원 Part 1

27 December 2024 - By baejoseph.com

2024년 12월 23일부터 27일까지, 저희 가족은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열린 예수서원 제55기에 참석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깊어지는 정말로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를 이 행사에 소개해주시고 참석할 수 있도록 해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예수서원이라?

예수서원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리벤델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예수님의 제자들이 초대되어 일주일간 평화롭고 아름다운 피난처에서 그리스도와 새롭게 사랑에 빠지고 새로운 세계관, 목적과 비전을 가지고 세상으로 다시 보냄을 받는 기관 입니다. 제55기 수업에는 25명의 어른과 10명의 어린이가 참석했고, 그 중 많은 이들이 두 번째, 세 번째, 혹은 그 이상으로 참석한 분들이었습니다.

예수서원에 오게되면 항상 세 가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첫째, 예수서원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저택의 웅장함; 둘째, 고석희 목사님 내외분과 섬김이 팀원들의 따뜻한 환대, 희생적인 사랑과 풍성한 연회; 셋째, 고석희 목사님의 놀라운 가르침입니다. 또한, 우리는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를 누리며 귀한 쉼의 시간을 보냅니다.

예수서원은 뉴욕 롱아일랜드의 오이스터 베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은 제가 좋아하는 미국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생가 사가모어가 위치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지역은 초고급 주택가로 유명하며, “바로 옆집”이라는 개념이 집 사이 약400미터 거리를 의미할 정도로 넓은 부지와 숲, 야생 사슴들이 집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곳입니다. 모든 집이 웅장합니다. 참고로, 모든 참가자 35명과 이 과정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준 5명의 팀원(후에 더 설명하겠습니다)은 본관 저택과 별관에서 충분히 모두 편안하게 숙박했습니다!

특히 우리가 지낸 기간에는 뜻밖의 눈이 내려 모든 것이 하얀 눈으로 덮였습니다. 10명의 어린이들은 이 겨울의 동화 같은 풍경에서 몇 시간씩 야외에서 놀았습니다. 저희 온 가족에게 정말 축복된 시간이었습니다.

고석희 목사님은 누구신가?

예수서원은 山溫堂 고석희 목사님의 비전에서 출발하였습니다. 현재 81세인 고 목사님은 40년 넘게 미국 한인 기독교 학생 운동과 한인세계선교운동(KWMC)을 이끌어 오셨습니다. 2016년 KWMC 은퇴를 발표하신 후, 2017년부터 예수서원을 시작하시며, 매년 약 10회의 예수서원 기수를 자택에서 인도해 오십니다.

고 목사님은 8세에 아버지(한국전쟁 중 전주에서 전사한 한국군 장교)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고아와 과부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고 목사님은 지금도 101세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계십니다.

어린 시절부터 고 목사님은 문학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가지셨고, 서정주 시인 밑에서 수습생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시절에는 서구와 동양의 문학과 철학을 섭렵하며, 일평생 예술과 과학에 대한 통찰을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엮어 나가는 인생을 살아 오셨습니다. 그동안 그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보다 그리스도 예수의 과녁에서 벗어난 것들(하마르티아)을 다 제거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다고 고백하시며, 하나님의 은혜로 이 과정을 통해 예수님의 총체성에 대한 집중을 더욱 선명하게 하고, 그로 인해 예수서원에 대한 비전이 확립되었다고 하십니다.

고 목사님은 이조 조선을 400년 넘게 이끌어 온 선비 사상(혹 유럽의 르네상스 인간)의 세가지 본질을 삶으로 나타내시는 분입니다. 그는 문학과 예술에 한정되지 않은 평생 학습자이시며(특히 양자역학과 현대 우주론을 예수님의 우주성에 연결한 세션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수님과 사람에 대한 충절이 하늘에 사무치십니다. 또한 그는 풍경 사진 촬영과 그림 그리기와 같은 풍류를 즐길 줄 아시며, 이 모든 것이 그의 균형 잡힌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예수서원의 형식

예수서원의 4일간의 일정은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아침 기도와 예배로 시작됩니다(셋째 날에는 제가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푸짐한 아침 식사 후, 하루는 점심 전 두 번의 90분 수업과 점심 후 또 두 번의 90분 수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모든 수업은 별관의 개조된 차고에서 진행되는데, 40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멋진 교실/예배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고 목사님의 가르침이 특별한 점은 모든 수업을 아무런 노트 없이 진행하신다는 것입니다. 날짜, 이름, 세부 사항들을 거침없이 기억해낼 뿐 아니라 그것들을 가르침에 자연스럽게 엮어 가는 방식은 정말 놀랍습니다. 모든 수업은 한국어로 진행되지만, 문맥에 따라 종종 원어인 라틴어, 히브리어, 헬라어, 한자, 독일어, 프랑스어 등을 자유자재로 인용하십니다. C.S. 루이스와 같은 전설적인 강연자들처럼, 고 목사님의 가르침은 하나의 연속적인 이야기로 펼쳐집니다. 개별적인 통찰들이 유기적으로 엮여 하나의 일관된 전체를 이루며, 각 수업은 독립적이면서도 일주일 전체를 위한 더 큰 아름다운 태피스트리의 일부로 이어집니다.

세•네 번째 세션에 참석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매 기수가 다르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고 목사님은 참가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질문에 따라 수업의 방향을 실시간으로 조정하십니다. 전체 커리큘럼을 완전히 다루려면 적어도 3-4주가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예수서원을 가능케 한 헌신적인 도우미들

예수서원의 매 기수의 성공은 헌신적인 자원봉사 팀 덕분에 이루어집니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은 고 목사님과 40년 이상 알고 지낸 분들입니다. 특히 휴스턴, 텍사스에서 운전해 와서 아이들을 돌보고 교통편을 제공한 앤서니와 손양근 집사님 부부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열 번 훨씬 이상 예수서원을 열정적으로 참석하시며 행정적인 모든 부분을 맡아 주신 린치버그 한인교회의 이택래 목사님, 매 번 찬양과 반주를 맡아 주신 사강 집사님과 김혜수 사모님께도 감사를 표합니다. 한동대와 겐트대학교에서 온 네분의 든든한 청년들도 여러 모양으로 (오직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섬겨주셨습니다. 셋 째 날은 고 목사님의 아들이신 고현진 목사님께서 친히 디자인한 멋있는 티셔츠를 우리 모두에게 선물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또한, 고 목사님이 목회하시는 교회의 강현태 집사님은 연차를 내고 밴을 운전하여 하루 동안 모든 아이들을 맨해튼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데려가기도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예수서원이 가능하도록 자신의 시간과 자원을 모두 희생하신 김향숙 전도사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김 박사님은 모든 음식을 직접 준비하시며, 이 모든 일을 위해 병원 의사직에서 휴가를 내어 자신의 개인적인 자원까지 들이십니다. 또 몇 십번을 들으셨겠지만 처음 같은 마음으로 고석희 목사님의 모든 강의에 끝까지 참석하십니다. 이러한 희생적인 사랑은 예수서원의 정신 그 자체이며, 이 땅 위의 천국을 맛보는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부분은 반드시 후반부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고석희 목사님을 뒤에서, 옆에서 (모든 강의에 끝까지 다 참석하시며) 꾸준히 내조하시며 따스한 미소와 부엌 섬김과 사랑으로 참석자 모두를 섬겨주신 고화순 사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101세 되신 고석희 목사님의 모친께서도 한결 같이 따뜻한 미소로 모든 참가자들을 환대해 주셨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고석희 목사님의 모친과 사모님 없이는 오늘의 고석희 목사님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고 목사님의 비전: 예수 혁명

고 목사님이 생각하는 예수서원의 비전은 간단합니다: 바로 우리 시대에 진정한 예수혁명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고 목사님은 이 세상에 대한 예수님의 깊은 열망을 나타내는 누가복음 12장 49절을 인용하십니다:

“내가 세상에 불을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리요!”
누가복음 12:49

이 세상의 혁명은 외부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인간들의 움직이지만, 고 목사님이 구상하는 예수 혁명은 인간의 마음과 삶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혁명입니다. 60년대 캘리포니아의 “예수 운동”에서 우리가 배우는 것은 바로 하나님은 자신의 뜻에 온전히 헌신한 한 사람을 통해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의 “불꽃”에 성령님의 강력한 바람이 불 때, 한 세대가 하나님의 움직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혁명이 우리 안에서 일어나려면, 우리는 먼저 문학과 철학을 통해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옛 체제”와 “새로운 체제”의 본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옛 사람”(Das Mann)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시키실 때, 우리는 또한 성경의 온전한 계시와 성령님의 인도에 맞춰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해야 합니다.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
고린도후서 10:4-5

예수서원의 비전은 예수변증운동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절대성을 부인하는 모든 사상과 이론과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여 세계복음화의 <그리스도 팬데믹>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번 주 동안의 방대한 내용과 통찰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아래에는 제가 배운 핵심 개념과 가르침의 일부 장면들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미메시스와 디에게시스

그리스도께서는 단순히 그를 멀리서 존경하거나, 그의 이야기를 지식으로 알라고 우리를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바울이 갈라디아서 2장 20절에서 고백한 것 같이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신 것이라”를 살아 내는 것입니다. 고로 우리의 목표는 바로 미메시스(μίμησις: 모방)이며,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하여, 우리 삶 속에서 예수만 남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는 네메시스(Νέμεσις: 원수)가 존재합니다. 바로 자아, 자만, 죄, 자립심, 그리고 현 상태에 안주하려는 마음입니다. 이는 성령의 변혁적인 사역을 저항하며, 우리가 매일 겪는 내적인 싸움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진정한 미메시스를 방해하는 것은 단지 우리 안에 있는 네메시스 또는 외적인 세력들 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더 미묘한 적인 디에게시스(διήγησις: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그저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덫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 부활, 가르침에 대해 논의하며, 그분의 이야기를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속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이야기에 관한 전문가가 되지만, 정작 그 이야기 속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러한 “디에게시스의 폭력”은 우리로 하여금 교회에서 평생을 보내며 교리만 되풀이하고, 모든 옳은 것을 알고 있지만, 결코 우리가 아는 대로/믿는 대로 살지 못하게 합니다.

현실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디에게시스의 폭력 속에서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바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미메시스로 부르십니다—예수님을 삶으로 살아내라고. 우리가 이 세상에서 그분의 손과 발이 되고, 그분의 목소리와 빛이 되라고 부르십니다. 세상은 진정한 제자들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데, 우리는 편안한 신학적 논쟁 속에서 우리의 삶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진정한 제자는 그저 길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그 길을 걷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미메시스의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성령님께서 우리를 내적으로 변화시키셔서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에 이르게 하시고, 세상이 우리를 볼 때 우리가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보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참 마음 (진심)

미메시스를 추구함에 있어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바로 참 마음(진심)입니다. 성경은 자주 온전하고 둘로 나눠지지 않은 마음에 대해 말하며,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흥미롭게도, 한국어에서 “참”이라는 말은 “가득 찬”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참-차다-채우다). 마치 우리가 예수와 관련된 모든 것으로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워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히브리서 10장 22절은 우리에게 “참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라고 부릅니다. 이 마음은 진실하고, 성실하며, 이 세상의 속임수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입니다. “참”이라는 히브리어 단어는 “아멘“으로, 이는 진리, 신뢰성, 믿음직함을 의미합니다. 이 참 마음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진심이 아들에게 들어가면 그는 효(孝)의 모범이 되어 진정한 효자가 됩니다. 진심이 신하에게 들어가면 그는 주인의 뜻을 충실히 따르는 충성된 종이 됩니다. 진심이 한 남자에게 들어가면 그는 희생적인 헌신으로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이 됩니다.

이 세상은 술수와 거짓, 속임수로 가득 차 있지만, 인간의 마음은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입니다(예레미야 17:9).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온전히 나타날 때—“이제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신 것이라” 가 실현될 때—비로소 우리는 이 참마음, 진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이 참 마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모든 진리의 근원이신 그리스도로 우리의 마음이 가득 차야 합니다. 참마음은 강력합니다. 사람을 움직이고, 행동을 일으키며, 그들을 영원한 나의 편으로 만듭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마음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본질: 믿어 지는 것

참 마음과 함께, 히브리서 10장 22절은 우리에게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기독교인의 삶 전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믿음의 훈련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성령의 은사들도 믿음의 훈련에 활용되어 교회를 세우라고 주신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본질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천 년이 넘도록 기독교 세계는 “보편 논쟁”, 즉 “믿음은 이성인가”, 아니면 “믿음은 감정과 의지인가”에 대한 문제로 씨름해왔습니다. 19세기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는 진정한 믿음은 이성과 감정을 초월하는 패러독스(역설)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성, 감정, 의지라는 인간의 모든 능력을 아무리 동원해도 믿음에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패러독스, 즉 “도약”입니다. 이 도약은 개인이 자기 중심적인 세계관에서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이는 성령을 통한 자유로의 도약으로, 하나님의 역사을 받아들이고 그분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입니다. 믿어 지는 것입니다. 키르케고르는 믿음이란 논리적이거나 감정적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라는 신비에 대해 도약하는 개인적인 반응이며, 그 반응은 순종과 무한한 신뢰로 특징 지어진다고 했습니다.

게달의 장막과 솔로몬의 휘장

자기 중심적인 세계관에서 하나님 중심적인 세계관으로의 전환을 이해하기 위해, 성경에서 나오는 게달의 장막과 솔로몬의 휘장 개념을 살펴보겠습니다.

아가서 1장 5절에서 등장하는 게달의 장막과 솔로몬의 휘장은 우리의 가치와 정체성에 대한 두 가지 매우 다른 관점을 나타냅니다. 게달의 장막은 거칠고, 임시적인 것으로, 베두인 부족의 유목민들이 사용하는 거친 장막을 상징합니다. 이에 반해 솔로몬의 휘장은 성전의 신성한 영광과 위엄을 가리는 장막으로, 안에는 정금과 화려함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내면은 매우 다른 현실을 반영합니다.

이 대조는 욥기 38-40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고난 중에 있는 욥에게 우주적인 위대함을 드러내시며, 욥에게 더이상 고난의 렌즈로 삶을 보지 말고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하나님의 관점으로 일어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는 위엄과 존귀로 단장하며 영광과 영화를 입을지니라”
욥기 40:10

Glory! Splendour! Honour! Majesty! 오늘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분의 소중한 자녀로 부르시며, 우리가 게달의 장막과 같은 세상적인 관점을 넘어서, 하나님께서 보시는 대로 솔로몬의휘장처럼 위엄, 존귀, 영광,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존재라는 것을 깨달으라고 하십니다. 즉, 예수님의 의로 옷 입은 현실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이 변화는 에베소서 3장 19절에서 바울이 기도한 것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충만하게 되어 그분의 위대하신 형상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공부의 힘

우리는 다이에게시스의 함정, 즉 지적 지식을 위한 학문에 그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고 목사님은 오늘날 교회 너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기본적인 주일학교 수준의 예수님에 대한 이해에 만족하고, 예수님에 대해 평생 동안 깊이 있는 학문적 연구를 하려 하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하십니다. 이에 반해, 불교는 끝없는 학문을 신앙의 고귀한 추구로 여깁니다. 마찬가지로, 공자의 삶과 유교사상의 핵심에는 배움(學)이 있어 평생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고 목사님은 묻습니다. “예수님은 왜 열두 제자 뿐 아니라 추가로 바울을 선택하셨을까?” 또한, “하나님은 왜 사도 바울이 신약 성경의 많은 책들을 저술하게 하셨을까?” 바울과 열두 제자들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공부입니다. 바울은 그가 다메섹 도상 사건 이후 평생 예수님을 공부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구약과 헬라 철학에 방통했던 바울은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기 위해 평생 학습자로 공부에 헌신했습니다.

저는 이 평생 학습에 대한 이 강조점에 깊이 공감합니다. 제가 케임브리지 지저스 컬리지에서 학부•석사 과정을 마치고 졸업식 때,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저스 컬리지(예수대학)에서는 결코 졸업이란 없다!” 이 끊임없는 배움의 중요성은 제 인생의 핵심가치가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버지께서 제 딸의 한글 이름을 배우리라고 지으시자고 하셨을 때, 이는 “나는 예수님을 평생 배우리!”라는 뜻이었습니다. 이번 예수서원 55기에 4살된 배우리 양이 예수서원 매스컷이 되어 히트를 친 이유이기도 합니다. 🤣

구심력 대 원심력의 균형

바울의 삶은 또한 균형에 대한 깊은 교훈을 제공합니다. 예수님과의 극적인 만남 이후 바울은 나머지 인생 34년 동안 내적인 깊이를 추구하며 예수님과 더 가까워지는 기간과 예수님의 영광을 위한 외적인 사역의 기간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유지했습니다. 그의 삶을 나누어 보면 이 균형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바울의 34년 중 17년은 구심력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기는 예수님과의 관계를 더 깊이하기 위한 공부, 묵상, 기도에 집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기간 동안 바울은 아라비아에서 3년, 다소에서 8년, 그리고 여러 감옥에서 수 년을 보내며 예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다졌습니다.

나머지 17년은 원심력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바울은 네 번의 선교 여행을 통해 세계 곳곳에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웠습니다. 이 시기에 그는 안디옥과 에베소 교회에서 목회하고, 디모데와 같은 제자들을 키우며, 신약 성경 18권을 저술했습니다. 또한 그는 끊임없이 기도하며, 항상 예수님에게 집중했습니다. 바울에게 있어 모든 것은 예수님을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공부와 내적인 깊이가 그의 외적인 사역으로 표현된 것입니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목사, 사역자, 선교사들이—바울처럼 이 균형을 맞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종종 마르다처럼 수많은 사역과 방해들 속에 바쁘게 지내며, 예수님 앞에 앉은 마리아처럼 예수님께 더욱 집중하는 내적인 삶을 소홀히 하진 않나요? 우리는 17-17 균형을 잘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구심력의 시간으로 예수님께 가까이 나아가 그 내적인 깊이가 우리의 원심력의 시간인 사역과 사명의 원천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계속됩니다

지금까지 고 목사님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남는 미메시스의 삶으로 초대받았습니다. 바울은 그의 삶을 구심력의 내적 공부과 원심력의 외적 사역으로 균등하게 나누었습니다. 이 여정은 참된 마음을 요구합니다. 온전히 예수님으로 채워져, 주님에 대한 지식과 은혜 안에서 성장하는 삶을 살며, 전인격적인 삶과 사역에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예수 혁명입니다. 이 혁명은 마음에서 시작되어 세상으로 넘쳐나며, 희생적인 사랑, 참된 제자도, 그리고 영적 성장을 향한 평생 학습자로 이어집니다.

일주일 간 고 목사님에게 배운 것 중 절반도 채 못다뤘습니다. 여기서 잠시 쉬고, 두번째 파트를 통해 이어가고자 합니다.